사업은 결국 사람 대 사람이다
AI 덕분에 혼자 다 할 수 있게 됐다. 그런데 결국 수주를 만든 건 사람이었다. 창업 후 겪은 수주의 흐름에 대한 솔직한 기록.

창업하고 막막했던 사업 수주가,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풀리기 시작했습니다.
첫 번째는 예전에 몸담았던 회사에서 직접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외주를 맡게 된 것입니다. 외국인 행정대행과 구인구직을 제공하는 서비스를, AI 기반으로 완전히 재개발하는 작업입니다. 3년간 그 회사를 다니며 보여주고 만들었던 제 모델이 팔린 거라고 생각합니다.
두 번째는 이전 회사의 협력업체와 IoT 관련 개발을 맡게 된 것입니다. 함께 일하면서 보여주고 만들었던 모델이 또 팔린 겁니다. IoT 테스트 장비의 윈도우 프로그램을 시작했고, 프로토타입까지 완료된 상태입니다.
그리고 또다른 예전 회사와 또 하나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합니다. 아마 다음 주에 계약할 것 같습니다. 이것도 결국 제 모델이 팔린 거겠지만, 동시에 AI 시대가 만들어낸 격변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기도 합니다. 예전이라면 제가 감히 앱·웹·관리자·API·DB를 한꺼번에 하면서 윈도우 프로그램을 만들고, 또 다른 계약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었을까요.
2년 가까이 풀타임으로 AI와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. 17~18년간 여러 도메인과 아키텍처를 기획·설계·개발·운영하며 쌓아온 경험이, AI를 만나고 나서는 날개를 단 정도가 아니라 로켓을 탄 수준이 됐습니다. 한 번에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해서 34인치 와이드 모니터를 새로 샀습니다. Claude Code 세션을 다섯 개 열어도 글자가 선명하게 보입니다. 아름답습니다.
AI 때문에 일자리를 얻었습니다. (혼자 모든 파트를 담당할 수 있었으니까요.) AI 때문에 일자리를 잃었습니다. (제가 없어도 되게 세팅을 해버렸으니까요.) AI 때문에 창업을 했습니다. (역시 혼자 다 할 수 있으니까요.) AI 때문에 수주가 안 됩니다. (다들 AI로 개발한다고 하니까요.)
그리고 사람 때문에 수주가 됐습니다.
결국 경험과 사람, 그리고 마음. 그것이 중요한 결실을 맺는 것 같습니다.
좋은 흙에 밝은 태양이 있어도, 물이 없으면 흐름은 완성되지 않습니다. 비가 올 때까지 기도했던 인류의 역사처럼 — 밭을 갈고 빛을 쬐며, 비를 기다리려 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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